유사역사, 천문학을 이용하다

한국스케이프틱 Skeptic 2018 Vol.15 저자출판 바다출판사 출시 2018.09.03.

1980년대 임·승국의 『 한반도 옛 기록 』 a가 출판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유사 역사학은 광범위한 대중적 영향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별도로 역사학계에서는 “팬 아웃 고기”류의 책이 위서임이 명백한 사료로서 가치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런 가운데 1993년에 한편의 논문이 발표되어 큰 파문이 일었다.

문제의 논문은 서울 대학교 천문학과에 재직 중이던 박·장 봄 교수가 쓴<단군 조선 시대 천문 현상 기록의 과학적 검증>1이었다.

내용인 즉 슈퍼 컴퓨터를 이용하고《단기 고사》와《환상인 고기》,《단군 세기》에 실린 천문 현상 기록을 검증한 결과 놀랍게도 실제로 일어난 현상으로 증명됐다는 것이었다.

유사 역사가들은 환성을 질렀다.

대표적인 상고사 관련 위서. 『 케이 원화사 』(1920년대 위작)『 단기 고사 』(1940년대 위작)『 환 탄 고기 』(1979년 위작). 유사 역사가들은 그동안 역사학계에서 비과학적·비합리적 주장을 하는 쇼비니스트 chauvinist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데 역사학”과학성”과 비교가 안 되는 말 그대로”진짜 과학”인 천문학을 통해서, 게다가 뭐라고”슈퍼 컴퓨터”의 계산을 통해서 자신들의 주장이 증명됐다고는 의기양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반면, 역사학자들은 당황했다.

《판당고기》를 위서로 판정한 역사학의 검증 방법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낯선 분야인 천문학에서 검증 내용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직접 반박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역사학계의 침묵 속에서 서울 대학교 천문학과 교수로《판당고기》의 진실성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는 주장은 유사 역사가들의 적극적인 선전에 힘입어 일반인 사이에 확산되고 있었다.

박찬범이 실제성을 증명했다는 단군 조선 시대 천문 기록은 ‘오성 달성루’ 현상이다.

‘오성’은 육안으로 관측 가능한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을 뜻한다.

이 다섯 행성이 동양의 28수 별자리 중 하나인 ‘루성’ 자리에 모인 것을 오성취루라고 한다.

해당 기록은 ‘황당고기’와 ‘단기시험’에 모두 실려 있다.

(단군홀달) 50년에 오성이 누성에 모였다.

2 무진 50년(단군 홀달 50년) 오성이 누성에 모이고 노란 학이 뜰의 소나무에 와서 쉬었다.

3

(단군홀달) 50년에 오성이 누성에 모였다.

2 무진 50년(단군 홀달 50년) 오성이 누성에 모이고 노란 학이 뜰의 소나무에 와서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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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테라리엄 Stellarium 0.14.3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기원전 1734년 7월 13일 18시경. 박·장 봄에 따르면 위서로 잘못 성취 루이 발생된 홀더(50년(B.C.1733)과 1년밖에 차이가 없는 B.C.1734년에 실제로 잘못된 성 결집 현상이 발생하고, 그 결집도는 다섯 성간의 평균 각 거리가 10.26도에 달하는 정도로 매우 강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성이 모인 장소는 루손이 아니라 그와 130번 정도 떨어진 “장 별”이었다.

130번이면 거의 반대편 하늘과 할 수 있으므로, 오성 결집의 발생 위치는 기록과 크게 다르다.

그러므로 엄밀하게 계산하고”다섯 성취로 “이 실현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박·장 봄은 사서의 기록과 불과 1년밖에 차이가 없는 해에 실제로 오성 결집 현상이 일어났다는 점과 그 결집이 B.C.1733년을 기점으로 전후 550년간 2번밖에 보이지 않는 강한 것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구나 이를 바탕으로 이 기록이 후대에 임의로 조작된 확률은 1,000분의 7에 불과하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했다.

b이는 대중에게 “팬 아웃 고기”가 위조됐을 가능성이 0.7%에 불과하다는 강렬한 이미지를 심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편향된 계산 결과이다.

박·장 봄은 BC1734년에 발생한 오성 결집의 평균 각 거리가 10.26번이라는 점을 이유로 이 결집도에 미달하는 다른 오성 결집 현상은 모두 확률 계산에서 제외시켰다.

그러나 박·장 봄이 설정한 10.26도 이하라는 수치는 매우 자의적이다.

평균 시거리가 몇도 이하로 안 된다고, 오 세 이료 현상이 실현했다고 인정되지 않을까 하는 기준은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

의외로 오성 결집 현상 자체는 상당히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 주기는 약 20년으로 추정된다.

오성 결집 현상의 핵심은 목성과 토성의 만남이지만, 그것은 공전 주기상 이 두 행성이 19.9년에 한번씩 교차하기 때문이다.

목성과 토성은 몇년 동안 가까워지자 교차하고 다시 멀어지는데, 이때 공전 주기가 상대적으로 빠른 나머지 3행성인 수성, 금성, 화성이 목성과 토성 부근에 배열하면 오성 결집 현상이 발생한다.

c20년 주기로 오성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박·장 봄의 논문에 실린 그래프에서도 확인된다.

오성 결집이 약 20년 주기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록과 실제의 오성 결집 현상이 1년 차이로 발생한 것으로 확률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

연표상에 어떤 연도를 무작위로 찍어도 그것이 실제의 오성 결집이 발생한 해로 1년의 오차 범위 내에 위치할 확률은 1/6~1/7에 이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장 봄이 검증 대상으로 한 『 단기 시험 』은 다음과 같은 천문 지식이 당당하게 올라온 책이다.

다섯 행성 사이의 평균 각 거리 변화

감성관 팬·나포 독도가 임금에게 전했다,”내가 천문을 관측하고 50년 되므로, 천체의 대강을 추측했습니다.

천체 중 가장 큰 것은 북극성 같은 항성입니다.

그 다음은 태양의 종류였으며 다음은 수성·금성·지구 별·화성·목성·토성·새벽 별·해명 은성·금성의 같은 행성이 있고 태양을 중심으로 회전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여기에 태양계의 하나인 행성입니다… 그렇긴…4.’

감성관 황포덕이 임금님께 전한 바에 따르면 제가 천문을 관측한 지 50년이 돼서 천체의 대강을 짐작했습니다.

천체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북극성과 같은 항성입니다.

그 다음은 태양의 종류이고, 다음은 수성·금성·지구별·화성·목성·토성·천명성·해명은성·명성과 같은 행성이 있으며, 태양을 중추로 하여 회전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도 여기 태양계의 하나인 행성입니다…4.’

이에 따르면 우리 선조들은 단군조선시대에 이미 지동설을 알고 있었고 태양계를 구성하는 전체 행성까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셈이다.

물론 믿을 수 없는 얘기다.

명왕성이 1930년 발견됐다는 점을 상기하면 《단기고사》는 적어도 1930년 이후 만들어진 위서임이 확실하다.

여기에 역사학자들이 《단기고사》의 위작 연대를 1940년대로 추정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혹은 그 가까운 시기에 오성 결집 현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볼 만하다.

테라리엄 0.14.3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1940년 3월 5일 18시경. 천문 관측 프로그램을 통한 검증하고 보니 실제로 1940년 3월 5일에 오성 결집 현상이 있었음이 확인된다.

평균 시거리가 B.C.1734년의 그것에 못 미치지만 집중 지점이 루손 부근인 것은 매우 주목되는 점이다.

먼저 본것처럼 『 단기 고사 』은 단군 조선 시대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근대 문물이 태연하게 나열된 책이다.

그렇다면 1940년에 실제로 발생한 천문 현상이 단군 조선 시대 천문 현상에 인양 『 단기 고사 』에 실렸으며 이를 대본으로 1979년에 만들어진 『 환인 옛 기록 』에 다시 실린 가능성이 높다.

박 마사노리의 연구는 최근까지도 유사 역사가에 반복 소환되고 있다.

특히 박·속지에 전 한국 천문 연구원 원장은 대중 강연이나 기고를 통해서”판당고기”의 오성 결집 기록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대표적인 천문학자이다.

명백한 가짜 역사가 과학자의 권위로 도금되어 소비되는 것이다.

테라리움 0.14.3으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1940년 3월 5일 18시경. 천문 관측 프로그램을 통해 검증해 보면 실제로 1940년 3월 5일 오성 결집 현상이 있었음이 확인된다.

평균 각 거리가 B.C. 1734년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지만 결집 지점이 루손 부근이라는 것은 매우 주목되는 점이다.

앞서 보았듯이 『단기고사』는 단군 조선 시대의 역사를 담고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근대 문물들이 아무렇지 않게 나열된 책이다.

그렇다면 1940년 실제 발생한 천문현상이 단군조선시대 천문현상으로 둔갑해 『단기고사』에 실렸고, 이를 저본으로 1979년 만들어진 『환단고기』에 다시 기재됐을 가능성이 높다.

박창범의 연구는 최근까지도 유사 역사가들에게 거듭 소환되고 있다.

특히 박석재 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은 대중강연이나 기고문을 통해 ‘황당고기’의 오성결집 기록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대표적인 천문학자다.

명백한 가짜 역사가 과학자의 권위로 도금돼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스킵틱 15호 ‘유사 역사학이 과학을 만났을 때’의 일부를 발췌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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