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목적 (2005)

한재림 딸작 훌륭하지만 불안하다.

한재림의 딸작인 연애의 목적은 성격이 불분명한 작품이다.

시나리오에 마음이 까다로운 차승재가 그에게 선뜻 감독의 임무를 맡긴 것도 놀랍지만 감독으로서의 첫 작품을 비교적 훌륭하게 마무리한 그의 재능도 나름 놀랍다.

하지만 불분명한 영화의 성격이 영화를 보고 나서 계속 나를 불안하게 했다.

이런 불분명함과 섬뜩함은 어디서 온 것일까? 영화는 고등학생으로 최홍(강혜정)이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그의 파트너로는 이유림(박혜일)이라는 젊은 선생님이 지목되지만 사실 그녀보다 한 살 어리다.

문제는 이 남교사가 여고생을 노골적으로 성추행하기 시작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한다.

남교사와 여교사는 이미 서로 애인이 있지만 그들과 연인 사이의 관계는 그리 열정적이지 않은 것 같다.

남교사는 윤리라는 것은 잠시 학교 교무실 캐비닛 속에 넣어둔 채 여자에게 한 번 잘 것을 요구하고 여자는 남자가 버린 윤리 때문에 잠시 고민하지만 그녀도 곧 남교사 캐비닛 속에 자신의 윤리를 함께 숨겨둔다.

이쯤 되면 영화는 불륜(?)-요즘 세상에 결혼 전 애인을 두고 다른 이성과 자는 것을 불륜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넓은 의미의 불륜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 정도라고 봐도 무방하다.

노골적인 대사가 인상적인 이 영화는 이미 많은 홍보물을 통해 이런 장르의 영화로 꾸며져 왔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끝날 무렵 영화는 샛길로 빠지고 만다.

그런데 그 샛길은 조금만 돌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길이고 다시 돌아오기도 어려운 길이다.

결말 부문에 나타나는 생경한 복수극 그림자 감독은 이야기를 진행하며 최홍의 과거를 관객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게 된다.

그녀는 가정이 있는 남자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오히려 여자에게 씻을 수 없는 낙인으로 다가왔다.

남자는 여자의 사랑을 감당하지 못하고 그 사랑을 끊기 위해 더러운 술수를 사용함으로써 여자를 스토커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 학교라는 곳은 이유림의 표현을 빌자면 ‘살아남기 위한 꼼수가 장난 아닌 곳’인 동시에 극중 국어교사의 말을 빌자면 ‘한번 찍히면 영원히 그 낙인이 씻기지 않는’ 보수적인 장소다.

이유림과 그의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툼과 그로 인해 학교에 소문이 퍼지는 이유림과 최홍의 관계는 영화를 하나의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는다.

최홍은 얼핏 이 남자가 또 한 번 과거의 남자처럼 자신은 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이 남자에게 먼저 복수의 칼을 뽑는다.

여성은 남자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고발한다.

이것은 하나의 아이러니다.

이유림은 우연히 최홍의 과거를 알게 되고, 그 과거 속에서 헤매는 그녀를 몰아붙인다.

그에게 최홍의 과거는 자신과는 무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이제 최홍의 복수로 인해 그는 과거 여자친구와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떻게 보면 최홍의 처절한 복수극과 같다.

그런데 이 복수극은 그 이전 극의 흐름과 너무 다른 모습이라 다소 엉뚱한 느낌이 든다.

‘아!
이거 내가 이 영화를 잘 못 본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영화는 갑자기 국면 전환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다시 한 걸음 내딛는다.

학교에서 잘린 이유림은 선배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별다른 열정은 없다.

그런 그에게 최홍이 다시 다가온다.

과거 늪에서 숨을 헐떡이며 불면증에 시달리던 그는 이제 잘 수 있다며 그를 책임지겠다고 말한다.

더구나 영화의 끝을 보면 진짜 두 남녀는 서로를 책임질 기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은 이 영화가 잘못 밟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최홍은 이유림과 자신의 과거를 향해 한꺼번에 복수를 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그 복수의 희생이자 구제할 수 없는 한 남자에게 다시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이게 무슨 이유지? 서로가 육체의 힘 앞에서 사랑을 느낀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저런 인연이 가능할지 생각해본다.

다시 최홍의 집에서 과거에 사로잡힌 그녀를 몰아붙이는 이유림의 장면을 보자. 아직도 그 남자를 잊을 수가 없느냐며 최헌을 나무라는 이유림에게 그녀는 소리친다.

어떤 여자 때문에 네가 그 선생님 자리에서 잘렸다고 생각해 봐. 그래도 너는 걔를 잊지 못할 것 같아? 애꿎은 그놈의 아내와 아이까지 죽이고 싶다.

” 그런데 그는 한 여자 때문에 선생님 자리에서 정말 잘렸지만 그 여자와 다시 자고 있다.

여자 입장에서는 완벽한 복수이자 상대에 대한 구원이겠지만 남자 입장에서는 방탕한 처신의 대가로는 자기 자신이 처한 위치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영화를 다 본 후 나는 이 영화가 여자의 복수극이자 발정난 남자에 대한 완벽한 강간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강간당한 남자는 여자를 잊을 수 없다.

이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라고? 로맨틱과는 거리가 멀고 코미디라고 하기에는 결말이 지나쳤다.

— 2005.08.23 Giggle

한·지에림의 딸작, 훌륭하지만 불안하다.

한·지에림의 딸작인 연애의 목적은 성격이 불분명한 작품이다.

시나리오에 마음이 어려운 차·이순재가 그에 쉽게 감독 임무를 맡긴 것도 놀랍지만, 감독으로서의 첫 작품을 비교적 훌륭하게 완성한 그의 재능도 나름대로 놀랍다.

하지만 불분명한 영화의 성격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런 불명함과 섬뜩함은 어디서 왔을까? 영화는 고등 학생으로서 최·홍(강·혜정)이 들어오면서 시작된다.

그의 파트너에는 이·유 림(박해일)라는 젊은 선생님이 지목되지만 실제는 그녀보다 1살 연하이다.

문제는 이 남자 교사가 여자 학교생에 노골적으로 성추행을 시작하면서 표면화하기 시작한다.

남자 교사와 여성 교사는 이미 서로 애인이 있지만 그들과 연인과의 관계는 그다지 열정적이지 않을 것 같다.

남자 교사는 윤리라는 것은 잠시 학교 교무실 캐비닛 속에 넣은 채 여성에 한번 잠을 요구하고 여자는 남자가 버린 윤리 때문에 잠시 고민하는데 그도 곧 남성 교사의 캐비닛 안에 자신의 윤리를 함께 숨긴다.

여기까지 오면 영화는 불륜(?)-지금 세상에 결혼 전의 연인을 두고 다른 이성과 잠을 불륜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넓은 의미에서의 불륜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쯤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노골적인 대사가 인상적인 이 영화는 이미 많은 홍보물을 통해서 이러한 장르의 영화로 장식되어 왔다.

그런데 막상 영화가 끝날 무렵 영화는 샛길로 떨어진다.

그런데 그 샛길은 조금만 돌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완전히 다른 길이다, 다시 돌아오기도 어려운 길이다.

결말 부분에 나타나는 생경한 복수극의 그림자 감독은 이야기를 풀면서 최·홍의 과거를 관객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게 된다.

그녀는 가정의 한 남자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맞지도 않고 오히려 여자에게 씻을 수 없는 낙인으로 다가왔다.

남자는 여자의 사랑을 손에 지지 않고, 그 사랑을 끊기 위해서 더러운 술수를 쓰면서 여자를 스토커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 학교라는 곳은 이·유 림의 표현을 빌면” 살아남기 위한 잔재주가 장난 없는 곳”인 동시에 극중 국어 교사의 말을 빌면”한번 꾸욱 누르면 영원히 그 낙인이 씻기지 않는다”보수적인 곳이다.

이·유 림과 그의 연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싸움과 그에 의해서 학교에 소문이 퍼지는 이·유 림과 최·홍의 관계는 영화를 하나의 긴장 국면으로 몰아넣다.

최·홍은 일견 이 남자가 다시 과거의 남자처럼 자신은 버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이 남자에게 먼저 복수의 칼을 뽑다.

여자는 남자가 자기에게 성적 폭행을 가했다고 고발한다.

이는 하나의 아이러니다.

이·유 림은 우연히 최·홍의 과거를 알고 그 과거 속에서 헤매는 그녀를 버린다.

그에게 최·홍의 과거는 자신과 상관없는 얘기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한 그녀를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이제는 최·홍의 복수로 그는 과거의 그녀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다.

어느 의미, 이는 최 홍의 처절한 복수극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복수극은 그 이전의 극의 흐름과 너무도 다른 모습이어서 다소 엉뚱한 느낌이 든다.

“아!
이거 제가 이 영화를 자주 보고 있지 않았을 것”라고 생각하는 만큼 영화는 갑자기 국면 전환을 이루고 있을 뿐 아니라 다시 한발 내딛는다.

학교를 잘린 이·유 림은 선배의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이와 같은 열정은 없다.

그런 그에게 최·폰이 다시 다가온다.

과거의 늪에서 허덕이며 불면증에 시달렸다 그녀는 “앞으로는 잘 잤다”이라며 그의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영화의 끝을 보면 진짜 두 남녀는 서로 책임 지는 추세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면은 이 영화의 밟아 실수의 한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최·홍은 이·유 림과 자신의 과거에 한번에 복수를 했는지 모르지만 이제 그 복수의 희생인 구제 못하는 사나이에 다시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이것은 무슨 이유일까? 서로가 육체의 힘 앞에서 사랑을 느낀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인연이 가능한지 생각한다.

다시 최·홍의 집에서 과거에 사로잡힌 그녀를 몰아넣었다이·유 림의 장면을 본다.

아직 그 남자를 잊지 못했는지”과 최·폰을 비난이…유 림에 그녀는 외친다.

“한 여성 때문에 당신이 그 선생님의 자리에서 꺼졌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당신은 그 아이를 잊을 수 없을 꺼야? 무고한 그 녀석의 아내와 아이까지 죽이고 싶다”그런데 그는 한 여성 때문에 선생님의 자리에서 정말 끊겼지만 그 여자와 다시 자고 있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완벽한 복수이고 상대에 대한 구원겠지만 남성의 입장에서는 방탕한 몸짓의 대상으로서는 자신이 처한 위치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모든 영화를 본뒤 나는 이 영화는 여자의 복수극이다, 발정한 남자에 대한 완벽한 강간이 아닌가 생각하고 보자. 그리고 겁탈당한 남자는 여자를 잊지 못한다.

이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라고? 낭만과는 거리가 멀고, 코미디라고 하기엔 결말이 지나쳤다.

–2005. 08. 23 Giggle